안녕하세요 여러분! 홍콩은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운 계절 건강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그동안 저는 멤버십 전용 콘텐츠 <인공지능 시대의 서바이벌 가이드>를 발행했고, 트위터에서 <내가 선택한 취업의 게임> 홍보차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좋은 질문을 주셔서 답변을 쓰면서 저 역시 취업과 커리어 개발 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이끌어냈던 질의 응답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Q: 가장 취업 문턱이 낮은 직종은 무엇일까요? 추천해 주실만한 업종이 있나요?
A: ‘취업 문턱이 낮다’는 이유로 직종을 선택하고 이후에 적성에 맞지 않았을 때 크게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다음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하세요.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다 보면 항상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기업에 들어가는 것, 스펙을 쌓고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 큰 가치라는 사고방식을 내재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숙고할 시간을 가지기가 힘들어요. 결과 많은 젊은이들이 남들의 목소리만 듣고 ‘취업이 쉽거나’ ‘남들이 알아주거나’ ‘철밥통이거나’ ‘시집 가서도 하기 편하거나’ 같은 이유로 직업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직업을 선택하고 크게 고통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제 생각에는 ‘취업이 쉽다’는 이유만으로 직업을 고르면 나중에 후회할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수능 몇 점을 맞으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고 토익 몇 점을 맞으면 어느 기업에 갈 수 있다는 식으로 직업을 선택해서는 곤란합니다. 나를 알고, 직업과 산업을 이해하고, 세상의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1. 즐거운 일
예외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25세 언저리에서 직업을 가지고, 65세 언저리에서 은퇴합니다. 사회의 많은 시스템이 이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40년동안 일을 하면서, 그 중 하루의 3분의 1을 일에 할애하게 되는데, 순전히 외재적인 요소에 근거해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즐길 수 없다면 인생의 대부분을 참고 버티는 셈이 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고통을 인내하면서 보내는 것은 아깝지 않습니까? 그래서 우리는 일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100%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즐길 수 있는 요소를 가진 일을 선택하는 것, 또 내가 뭘 즐길 수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과거에 프로그래머로 일했을 때에는 일이 너무 싫어서 1분이라도 빨리 퇴근해서 누워있고 싶었습니다. 회사는 월급을 받기 위해서 참고 버텨야 하는 곳이고, 일년에 몇 번의 해외 여행만이 삶의 기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는 퇴근 생각을 하고, 집에서는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하고, 일하며 여행 생각을 했고 여행지에서는 회사 생각을 했습니다. 일이 너무 싫어서 개인 시간을 들여 전공 공부 따위 절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저는 디자인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전공 서적을 읽거나 좋은 디자인을 찾아보는 일이 전혀 고통스럽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모임에 나가고 온라인 강좌를 들으며 디자인 공부를 하는 것을 즐기고, 회사에서도 디자인을 하고 있을 때에는 시간이 가는 줄 모릅니다. 이렇게 현재의 매 순간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직업을 가져야 합니다.
2. 잘하는 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서는 잘 해야 합니다. 일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일을 즐길 수 있어야만 오랜 시간 같은 길에 머무르며 잘 하게 되기까지의 시간을 버틸 수 있습니다. 보통 어떤 일을 잘 하게 되기까지는 5년에서 10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일을 싫어한다면 이 시간을 버티는 것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때 성공할 확률은 반반이지만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전혀 없다.
- 조던 밀른
‘잘한다’는 것은 많은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라면 디자인을 끝내주게 하고, 프로그래머라면 프로그램을 천재적으로 짜는 것, 이런 것은 하드 스킬이라고 합니다.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이죠. 하지만 리더십, 공감 능력, 전략적 사고, 시간 관리, 커뮤니케이션 능력, 프로페셔널한 태도 등의 소프트 스킬 역시 중요합니다.
어려서부터 사람들에게 ‘말을 잘한다’라는 말을 듣고 자라셨나요? 그렇다면 영업직이나 클라이언트 서비스, 리더직을 맡는다면 잘해낼 수 있습니다. ‘꼼꼼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시나요? 그렇다면 문서 작성이나 디자인 작업에 소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뭘 잘 할 수 있는지, 나에게 어떤 자질이 있고, 그러한 능력은 어떤 직업군에서 풀로 발휘할 수 있는지,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내가 뭘 잘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구인 구직 시장에서는 ‘연봉’이 이를 재단하는 척도가 되어줍니다. 연봉을 높여가는 것은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의 커리어 자산을 불리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지금 내 능력과 스킬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 기업들이 얼마나 지불할 가치가 있는가? 이는 내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립적인 지표가 되어줍니다.
3. 돈이 되는 일
저는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합니다. 그리고 꽤나 잘 칩니다. 지금 쇼팽의 에튜드를 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피아노로 돈을 벌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피아니스트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능과 조기 교육이 압도적으로 중요하고, 무엇보다 세상은 100만 명의 피아니스트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피아노만 쳐서 돈을 벌고 먹고 살 수 있는 실력자는 몇 명 되지 않습니다.
IT 업계의 디자이너는 다릅니다. 산업군 자체가 엄청나게 크고, 모든 기업들이 웹사이트를 만들고는 5년 주기로 뜯어고치고 싶어하니까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이 분야는 성장할 것이고 무한한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사실 지금과 같은 해고의 시대에는 쉽게 업계에 진입하려는 주니어 디자이너들에게는 쉽지 않은 환경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과 기반이 있는 시니어 디자이너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 능력있는 프리랜서들은 다들 스케줄이 꽉꽉 차 있습니다.
돈은 중요합니다. 돈을 벌어야 먹고 살 수 있고,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어야 우리는 장기적인 커리어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돈이 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산업의 규모, 공급과 수요의 역학, 자신의 희소성을 잘 이해하고 계산기를 두드려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커리어 관리를 잘 해서 고연봉을 성취하게 되면, 내가 일을 잘 하고 있다는 자각이 또다른 즐거움이 되어 돌아옵니다. 결국 이 세가지는 서로 상승 나선을 만들며 시너지를 발휘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께서 현재 자신의 직업은 어떤지 인용하여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이 세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한가지, 두가지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두가지만 가지고 있지만, 그대로 타협하고 만족하며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나에게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알아야만 가능합니다. ‘나는 내가 잘하고 돈이 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다소 즐겁지 않더라도 워라밸을 챙기며 업계에서 오래 남아 있어야겠다’ 이런 것 역시 다 나름의 커리어 전략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탐구하여 아는 것입니다.
책에 더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유료 멤버십 혜택
연회원과 6개월 이상 구독 유지중인 월회원분들께는 복리 성장 곡선,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내가 선택한 취업의 게임 중 한 권을 증정해드립니다. 또 7월 29일에는 처음으로 온라인 모임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가볍게 자기 소개와 커리어 이야기를 나누고, 이후에 독서 모임이나 포트폴리오 만드는 모임으로 발전시켜보려고 합니다. 멤버십을 알차게 구성하는 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으니 많은 참가와 의견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월구독은 서브스택의 규정상 최소액인 $5로 설정했으나 제가 생각해도 좀 비싸요. 연구독 $30 하시고 일년간의 멤버 only 콘텐츠, 서적 받아가시고 온라인 모임, 커뮤니티에 참가하시면 알찬 구성이라고 자부합니다. 구독을 고려중이시라면 연간 회원이 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