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 한정] 소이빈입니다, 서브스택에서 인사드려요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뉴스레터의 마지막 달 이슈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이빈입니다.
이 뉴스레터는 12월 16일 시점에 Revue에서 유료 구독을 유지하고 계셨던 멤버 분들께 보내드립니다. 갑작스럽게 Revue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면서, 추후의 뉴스레터 발행 계획도 다시 점검해보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마지막 달에 보내드려야 하는 뉴스레터는 총 4편으로, 서브스택으로 이전한 이후에 일정을 변경하여 발행합니다. 다음 일정을 참고해 주세요.
12월 27일 (화) 전략 이야기 2편
(연말 연시와 설연휴 기간에는 쉽니다)
1월 31일 (화) 두 도시 이야기 홍콩편
2월 14일 (화) 비즈니스 영어: 직장 동료를 평가하기
2월 28일 (화) <미정>
지금보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2월 말까지 여러분과 이어져 있을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 서브스택에서도 잘 부탁드려요.
전략 이야기 2편: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전략 이야기 1편에서는 ‘전략’의 정의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고대의 군사 용어에서 유래한 전략이라는 개념은 전쟁에서 어떻게 승리할지를 탐구하는 분야로, 경쟁이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좋은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꾸준함: 일단은 기초 체력 다지기부터
일이 준비된 이후에 행동하라 (事備而後動)
- 손빈
제가 회사에서 거의 혼자서 전략 리포트를 척척 써내다 보니 많은 주니어-미드 레벨 팀원들이 궁금해합니다.
“어떻게 하면 전략을 짤 수 있나요?”
“저에게도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
요즈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그들이 보기엔 제가 너무 쉽게 아웃풋을 내어놓으니, ‘전략 짜는 법’을 속성으로 배우면 금방 가능할 것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하지만 제가 전략 일을 하기 전에 10년 넘게 다양한 프로젝트와 관련된 리서치와 분석 일을 했고, 시중의 전략 리포트를 샅샅이 찾아 있는 것이 취미이며, 그것보다 훨씬 전부터 일 년에 50권씩 책을 읽었고 20년이 넘게 하이텔에서 블로그에서 트위터에서 글을 써 왔다는 사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전략 리포트를 작성하는 일은 대부분이 글쓰기입니다. 문장을 유려하게 쓰는 능력 뿐 아니라,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능력, 데이터를 탐구해 패턴을 찾아내고 레퍼런스를 조직해 인사이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방대한 인풋을 소화하는 능력과 탁월한 아웃풋을 창출하는 능력이 동시에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평소에 할 수 있는 기초 체력 단련으로는 독서, 읽은 책 요약해보기, 블로그 쓰기 등이 있습니다.
의외로 트위터 역시 큰 도움이 됩니다. 트위터는 내가 남긴 글의 반응이 데이터로 즉각즉각 보이는 세상입니다. 어떤 식으로 글을 쓰면 사람들의 반응이 좋은지, 임프레션이 많이 나오고 리트윗이 많이 되는지, 빠른 피드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분석력을 키우기에 좋습니다. 블로그나 웹사이트를 운영하신다면 반드시 애널리틱스 데이터를 확인하시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세요.
2. 리더십: 큰 그림을 제시하며 팀원들을 이끄는 능력
전쟁의 본질을 아는 장수만이 백성들의 생명을 관장하며, 나라의 안위를 책임지는 주인이다.
- 손자병법
전쟁의 최종 목적은 승리입니다. 그렇기에 전략가는 “이 승리가 왜 필요한 것인가?”를 숙고하고 팀원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한 전쟁을 치른 대가로 최종적으로 얻어낼 결과가 어떤 것일지, 국가 혹은 회사/팀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시각화하고 스토리로 풀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왕좌의 게임>을 보면 다양한 전략가가 등장합니다. 왕국의 정통성을 걸고 싸웠던 세르세이와 대너리스부터 시작해, 교활한 수로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려 들었던 리틀핑거, 결혼을 이용해서 세를 확장하려던 티렐 가문의 올레나 등이 있습니다. 또한 ‘전략’이 없이 살아가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전투를 좋아할 뿐 큰 그림을 파악하는 데 관심이 없는 제이미나, 그저 죽이고 싶은 사람들의 명단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아리아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두 부류의 캐릭터의 차이점을 보면 ‘전략’이 있느냐 없느냐가 매사의 선택지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궤도를 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 대너리스가 가장 탁월한 전략가라고 생각합니다. 대너리스에게는 이 싸움에서 이겨야 하는 명분이 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는 광기로 인해 암살을 당했지만 본디 선대 왕이었기에, 그 핏줄을 이은 자신에게 왕좌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Winning aspiration”이 있는 셈이죠. 이러한 명분을 공유하는 소수의 추종자들과 함께 전쟁을 시작한 대너리스는 킹스가든으로 직진하기 전에, 가까운 나라를 정복하고 용병을 획득하며 세를 불려나갑니다. 또한 노예 해방, 차별 없는 인재 등용과 같은 행보를 보이며 자신이 정복하고 난 이후의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그 비전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애초부터 대너리스를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진영에 있었더라도, 그의 철학에 공감하며 같은 편에 합류하는 캐릭터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이 전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이기고 난 이후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 것인가?’를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은 전략가의 핵심적인 자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분석력: 문제 해결 능력과 미래 예측력
적군과 아군의 전력 차이를 미리 견주어보고 분석해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아야 대응 방향을 정해 형세를 가늠할 수 있다.
- 손자병법
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일화 중의 하나는 제갈량의 화공, 즉 적의 배를 불태워버린 작전입니다. 이것이 뛰어난 책략이었던 이유는 적군의 허를 찌르는 독창적이고 기발한 방법이었다는 점, 작은 병력으로 적에게 큰 대미지를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는 점 등이 있지만, 이 이야기에서 무엇보다도 주목해서 보아야 하는 점은 그가 이 전술을 실행할 때 바람이 부는 방향을 감안했다는 점입니다. 본디 서풍이 불고 있어 조조의 수군에게 불이 닿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갈량은 구름을 살피며 풍향이 바뀔 것으로 보았고, 이 예측이 적중해 화공은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복잡계입니다. A의 결과로 B가 도출되고, 또 C로 나아가는 식으로 진행되지만은 않습니다. A에서 A’로 진행해 B’’와 결합한 결과 X로 Z로 튀어버리는 일도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전략가는 자신이 제안한 방법을 실행할 때 함께 고려해야 하는 요소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각각의 변수가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세심하게 분석하고 미래에 일이 어떻게 진행될 지 예측할 줄 알아야 합니다.
위기 관리 또한 전략가의 중요한 책무입니다. 미처 감안하지 못했던 변수가 나타나 일이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상황을 수시로 모니터하고, 실시간으로 플랜 B, 플랜 C를 내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평소에 다양한 변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시뮬레이션해 두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됩니다.
오늘은 서브스택으로 옮기고 나서, 처음으로 멤버십 콘텐츠를 보내드렸습니다. 전략 이야기 재미있게 읽어주셨기를 바라며, 질문이나 문의 사항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가볍게 연락주세요. 그러면 저는 잠시의 휴식 이후에, 1월 말에 홍콩 생활 이야기를 가지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도 남은 연말 연시 좋은 시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