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2024년을 위하여 (1)
어려운 경제 상황, 꽉 막힌 채용 시장, 인공 지능의 부상, 윤리적 문제 등...최근에 떠오른 다양한 문제들을 살펴봅니다.
오늘 보내드릴 내용은 작년 말에 미디엄에 게시했던 2024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for UX designers 라는 기사의 한글 버전입니다. 본래 UX 디자이너를 위한 기사이지만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더 나은 커리어를 쌓아가고자 분투하는 모든 분들께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이 기회를 빌어 내용을 살짝 편집해 여러분께도 보내드립니다. 세계 각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사이니만큼, 한국의 독자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오늘 보내드릴 1편에서는 2023년에 떠오른 네 가지 문제를 다루며, 2편에서는 이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2편은 다음주 1월 23일에 멤버 한정 콘텐츠로 보내드릴 예정입니다.
2023년은 특별히 어려웠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코로나의 시대가 종식을 향하면서, 긍정적이라고만은 할 수 없는 많은 사회적 경제적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오늘은 2023년에 가시화된 구직 및 커리어에 관련된 네 가지 이슈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어려운 경제 상황과 꽉 막힌 채용 시장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고 난 후, 가격이 믿기지 않아 영수증을 거듭 확인한 적이 있으신가요? 외식은 10~20% 이상 비싸졌고, 이제는 유튜브와 스포티파이가 구독료를 올려 받겠다고 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가 21세기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2020년에서 2021년에 걸친 테크 버블 시기에 지나친 사업 확장을 꾀한 기업들은 높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앞다투어 구조 조정을 실시했습니다. 해고는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들과 동료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되었습니다.
채용 동결을 실시하기 시작한 기업도 늘어났습니다. 누군가가 퇴사하지 않으면 자리가 좀체 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자리를 두고 수십명 수백명이 경쟁하는 상황이 속출했습니다. 구직자들은 수많은 서류 탈락, 면접 탈락을 견뎌내야했고, 이러한 상황을 이용해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거나 일방적으로 오퍼를 취소하는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또한 엔트리 레벨의 일자리가 크게 줄었고, 신입 및 경력이 짧은 구직자들에게는 더욱 혹독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2. 인공지능 솔루션의 보편화
2022년 말부터 부상하기 시작한 챗지피티와 미드저니를 비롯한 다양한 인공지능 솔루션은 2023년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았습니다. 노먼 닐센의 조사에 의하면 63%의 UX 디자이너가 일주일에 여러 번 인공지능 툴을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인공지능은 카피라이팅, 콘텐츠 편집, 브레인스토밍, 조사와 디자인 및 다양한 영역에서 생산성 향상에 공헌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한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인공지능을 마법의 지팡이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업무 프로세스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겠냐는 제안을 받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극히 일반적이고 피상적인 답변만을 내놓을 뿐입니다. 전문가가 인공지능의 아웃풋을 검수하고 가공하지 않으면 쓸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의 사용에 수반한 윤리적 환경적 문제도 숙고해 보아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학습에 사용하는 텍스트와 이미지는 대부분이 인터넷에서 긁어온 것이기에, 저작권 논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생성형 AI는 가짜 정보를 곧잘 지어내며, 이는 정치적 문화적으로 편향되거나 잘못된 정보를 퍼뜨릴 위험성이 있습니다. 또한 이들의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물과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2023년은 혁신적인 인공지능 솔루션의 보급과 함께 사무직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 한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급속하게 부상하면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충분한 논의와 숙고를 할 시간이 없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3. 고조되는 윤리적 우려
홈페이지에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듭니다”라며 소리높여 홍보해놓고, 실제로는 영혼없이 KPI만 좇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기업과 조직이 웹사이트 방문 수, 체류 시간, 전환율, 매출, 이익률 등의 숫자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비윤리적인 수단을 불사하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에는 모든 이에게 발언권을 주는 민주적인 플랫폼의 실현이라는 이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가짜 뉴스, 정신 건강 악화, 심리적 조정, 중독 등의 다양한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유 경제 역시 프리랜서들이 자율적으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플랫폼의 실현을 주창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불공정한 노동 조건을 강요하고, 법적 책임을 사용자들에게 떠넘기는 식으로 규제를 회피하며 이익을 취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위워크의 어마어마한 실패 스토리 또한 공유 경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교사가 되었습니다.
프로덕트와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입장에서, 저를 포함해 업계의 많은 종사자들 역시 이러한 윤리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체류 시간을 늘리겠다”며 내놓은 디자인은 사용자를 중독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매출을 늘리겠다”면서 구독 해지를 일부러 어렵고 복잡하게 디자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누구나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말하면서 끝없이 쓸모없는 디지털 쓰레기를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의도와 상관없이, 우리의 행동은 이상과 동떨어져 있을 때가 많습니다.
4. 악화하는 일터에서의 정신 건강
예산을 긴축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업계의 레이오프 물결은 해고된 사람에게도, 남은 사람에게도 지대한 스트레스를 남겼습니다. 얼어붙은 채용 시장 하에서, 회사의 부조리한 대우를 참고 넘겨야 하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늘어난 업무량을 처리하느라 심신 양면으로 소모된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코로나의 시대에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재택근무를 단속하기 시작한 기업도 많아졌습니다. 재택근무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업의 임원들은 일방적으로 재택근무의 종식을 선언하고, 오피스 근무를 강제하기도 했습니다. 끊임없이 울리는 업무 메시지는 우리의 집중력을 도둑질해 가고, 미팅을 위한 미팅은 우리를 더없이 피로하게 합니다. 비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과 매니지먼트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많은 근로자들이 지쳤고, 번아웃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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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오늘은 2023년에 부상한 네 가지 문제를 다루어보았습니다. 여러분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위기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는 법이니, 이러한 문제들을 충분히 인식했다면 이제 어떻게 헤쳐나가면 좋을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입니다. 제가 제안하는 몇 가지 대책들은 다음 시간에 멤버십 콘텐츠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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